[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주가가 100만원대를 향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삼바는 16일 장중 한때 86만 3000원에 거래돼 지난 2016년 상장된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바 주가의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데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가에 영향을 줄 소식도 많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일 스위스 제약사와 30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 의향서를 체결했다. 또 전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국내에서도 'SB15'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B15'는 안과질환 황반변성 치료제의 복제약이다.
이에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할지 여부에 증시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16일 장중 최고가 86만3000원, 상장이래 최고가…100만원 돌파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고위 관계자들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이른바 ‘분식회계 의혹’의 한 가운데 있는 회사다. 검찰은 삼성측이 지난 2015년 9월1일자로 이루어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 회사가 투자한 삼바의 가치를 높이는 분식회계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위해 2012년 미국의 생명공학업체인 바이오젠사와 손잡고 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에 대해 삼바가 바이오젠에 제시한 콜옵션을 부채로 반영하지 않아 4조5000억원이라는 장부상 이익을 얻었고, 이로인해 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라는 ‘불공정합병’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 검찰이 이 부회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법조문은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였다. 하지만 법원은 전체적으로 검찰의 수사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할 정도로 소명이 되지 않는다며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 심사 과정에서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범죄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이 부회장과 삼성측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고, 합병절차는 회계법인등의 자문에 따라 국제회계 기준에 의해 처리됐으며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이 고려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 삼바 시총 55조원으로 3위, 삼성물산 3배…‘유리한 합병위한 분식회계’ 주장 반박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는 2018년 11월부터 1년 8개월에 걸쳐 50여차례의 압수수색과 110여명에 대한 430여차례의 소환조사 등 유례없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활동 기간 90일을 6배나 넘어서는 장기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에 대해 두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혐의까지 적용해 무더기로 영장을 넣었지만 상당수는 풀려난 상황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및 삼성관계자들의 변호인단이 구속영장 심사 및 재판과정에서 빼놓지 않고 들이대는 반박논거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의 '고공비행'이다.
16일 기준으로 현재 삼바의 시가총액은 약 55조원, 코스피 3위다. 시총이 22조원인 모기업, 삼성물산의 두배가 넘는다. 이와함께 최근 삼바의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주가까지 삼바 지분에 대한 가치상승에 따라 동반 상승하고 있다. 최근의 주가를 놓고보면 2015년 합병때 보다 오히려 제일모직의 가치가 몇배는 더 높게 평가됐어야 맞는 것이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던 구속영장 심사과정에서도 변호인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흐름은 이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부채를 감췄다는 식의 분식회계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의 변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있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에 대한 증거인멸 혐의 영장심사에서도 변호인단은 반박증거 및 정황 중 하나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삼바의 주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고공비행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방어하는 핵심 방패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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