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씩 주고받은 현대차 vs 테슬라…전기차 연비 ‘왕좌의 게임’ 시작
이원갑
입력 : 2020.06.15 07:41
ㅣ 수정 : 2020.06.15 07:41
전비(電比) 1위 타이틀 아이오닉서 모델3로…‘절치부심’ 현대차 1위 탈환에 속도 낸다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테슬라와 현대자동차의 전비(電比·1kWh 당 주행 거리) 기술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테슬라 임팩트 리포트’ 보고서에서 올해 자사의 모델3 전기차가 가장 높은 전비를 달성했다고 홍보한다. 이에 1위 탈환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경쟁자는 지난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앞세워 왕좌에 앉아 있던 현대자동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력 효율과 장거리 이동 모두 테슬라가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를 비롯한 업체들이 2위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테슬라 임팩트 리포트’를 요약해 소개하면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출시한 현대차가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전비의 전기차 생산 업체라고 밝혔다. 코나는 순수 전기차 모델로 ‘코나 일렉트릭(구 코나 EV)’이 있으며 전비 기준도 이 모델에 매겨진다.
이번 테슬라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충전 확대 △파워트레인 효율 강화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및 물 사용량 절감 △배터리 수명 연장 및 재활용 △가격경쟁력 △기동범위 △통신보안성 △사회공헌 등에서의 실적을 다뤘다. 보고서는 주요 전기차 모델의 파워트레인 효율 순위표가 실린 ‘더 나아간 탄소발자국 줄이기’ 섹션과 기동범위 순위를 매긴 ‘장거리 여행’ 섹션에서 ‘코나’를 언급했다.
테슬라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는 차로는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레인지 플러스, 모델3 AWD, 모델 Y AWD, '코나' 순이다. 또 '코나'는 한 번 충전하면 가장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차 기준으로 모델S 롱레인지 플러스, 모델X 롱레인지 플러스, 모델3 AWD, 모델Y AWD, 포드 머스탱 마하 E AWD, GM 쉐보레 볼트EV에 이어 순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의 자체 집계뿐만 아니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연비 일람표인 ‘퓨얼 이코노미 가이드’ 2020년판에서도 현대차의 파워트레인은 테슬라에 이어 세계 2위의 효율을 내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모터와 동력제어장치, 충전제어장치, 감속기 등을 한데 묶어 가리키는 것으로, 현대차는 2014년부터 2세대 파워트레인이 적용되면서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모터의 효율과 출력, 출력밀도는 늘렸다.
EPA 가이드에서 가장 전비가 높은 전기차는 테슬라의 준중형차 모델3 스탠다드레인지 플러스로 복합기준 141MPGe이다. 2위는 현대차의 준중형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133MPGe로 도요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프라임의 전기동력 부분과 동률을 이룬다. MPGe(마일s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는 전기차 연비(전비)로, 휘발유 1갤런(3.785ℓ)의 비용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마일(1.609㎞) 단위로 표시한 것이다. EPA는 휘발유 1갤런을 33.7㎾h로 환산한다.
이어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레인지가 131MPGe, 롱레인지가 130MPGe로 뒤를 잇는다. 120MPGe를 기록한 코나 일렉트릭은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보다 1포인트 낮고 볼트EV보다는 2포인트 높다.
또 EPA 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장거리 운행 성능은 세계 3위 수준이다. 테슬라의 S, 3, X, Y 등 전 시리즈가 상위권을 독점한 가운데 테슬라 모델S 롱레인지가 600㎞로 세계 1위 모델이다. 모델 3 롱레인지는 531㎞, 모델 Y 퍼포먼스 AWD가 507㎞, 모델X 롱레인지가 491㎞며 이어 볼트EV가 417㎞, 코나 일렉트릭이 415㎞다. 아이오닉의 경우 최대 기동거리가 불과 274㎞로 모델S 롱레인지의 의 절반, 코나의 66%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와 대등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현대차의 실력은 파워트레인에서 나온다.
또 현대차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과 히트펌프 시스템도 전비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를 넣기 위해 배터리 셀을 촘촘하게 배치하고 이 과정에서 늘어나는 열은 수랭식 냉각방식으로 해결했다. 자동차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과 압축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난방체계를 사용해 차량 난방에 쓰이는 전력도 크게 절약했다.
예를 들어 2세대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차량인 코나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150kW(약 204마력), 최대토크 395N·m(40.3kgf·m)를 발휘하며 고효율·고출력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해 강력한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64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와 고효율 고전압시스템, 회생제동시스템 등을 통해 주행가능거리도 확보했다.
향후 현대차는 이보다 더 나은 성능을 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차기 전기동력 콘셉트카 ‘45’(개발명 ‘NE’)의 주행거리가 최대 450㎞, 배터리 용량은 코나 일렉트릭보다 많은 73kWh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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