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자랑 하지 마라, '스펙'보다 전문성과 창의성이 '슈퍼갑'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게임빌(대표이사 송병준) 직원들 사이엔선 '스펙'보다 전문성과 창의성이 '슈퍼갑'이다. 국내 게임사 중 글로벌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업답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일하는 법의 핵심으로 삼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CT기업에선 스펙이 무의미하다고 한다. 일 자체로 승부를 봐야 한다. 게임빌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우리 회사에서 학점 자랑은 먹히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자부심을 표현한다.
따라서 게임빌-컴투스 인사팀의 채용원칙도 기존 스펙과 학력을 중요시하는 수직적 기업문화를 뛰어넘는다. 선진화한 채용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게임빌은 2013년 10월 컴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송병준 대표는 같은해 12월부터 게임빌 대표직과 컴투스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다.
채용 담담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구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채용방식에 자부심을 나타낸다. 자기소개서에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한 경험이나 게임 관련 키워드를 작성할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자기소개서와 관련해 김태영 게임빌 채용담당자와 오은비 컴투스 채용담당자가 지난해 말 자기소개서 관련 방송에서 한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구어적 표현을 그대로 담아 종합 문답형식으로 풀어본다. 이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은 게임빌과 컴투스 인사팀의 일하는 방식의 핵심을 담고 있다.
- 컴투스는 게임빌의 자회사격인데 중복 지원이 가능한가.
▲ 게임빌-컴투스는 입사 지원 시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면접관분들이 면접을 보시거나 서류심사를 하실 때 사실 판단하는 기준이 다 다르시기 때문에 컴투스에서 탈락을 하셔도 게임빌에서 합격하실 수가 있다. 그런데 중복지원이 안 되고 한 회사를 선택해야 된다고 하면 다른 기회를 놓칠 수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많은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 게임빌-컴투스-게임빌컴투스플랫폼 3사 다 중복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 일정이 겹치면 선택해야 하는가.
▲ 저희가 일정은 최대한 안 겹치게 조율은 하고 있고 필기 테스트를 보는 직무 같은 경우에는 한 번의 필기 테스트로 양사(게임빌-컴투스)가 한꺼번에 응시가 된다.
- 필기 테스트는 어떤 내용인가.
▲ 필기 테스트 같은 경우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쓴다든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쓴다든지 하는 그런 류의 필기 테스트에요. 그래서 정답이 있는 테스트가 아니고 사실 다른 대기업들의 인적성 시험처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평소에 게임에 관심이 많으셨고 잘 하실 수 있는 분들이면 오셔서 잘 쓰실 수 있을 것 같다.
- 게임빌-컴투스 자소서는 똑같이 써도 되는 것인가.
▲ 자소서는 똑같아도 되는데 왜냐하면 게임빌 현업 심사단들은 컴투스 자소서를 못 보니까 이게 같은지 다른지 몰라요. 다만 자소서에 회사명은 조금 다르게 써주시면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해주셨으면 좋겠다.
- 자기소개서 분량에 제한이 없나.
▲ 지원자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저희 회사 자기소개서 항목에 글자 수가 무제한인 것은 약간 저희가 틀을 정해 놓아버리면 우리가 혹시라도 놓치는 게 있진 않을까라는 의미가 있다. 본인이 자유롭게 본인 소개를 할 수 있게끔 다들 각자들이 표현해주고 싶은 내용이 다를 거니까 그 내용들을 다 보고 싶어서 무제한으로 한 것이다.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2000자 썼는데 나는 800자밖에 안 쓰는 거 아니야’라고 걱정하시는 지원자분들이 계시는데 저희가 그 부분까지 고려해 항목에 괄호치고 ‘강점이나 대인관계 등 위주로 써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작성해뒀다.
- 자기소개서에 채용담당자로서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조금은 더 좋을까.
▲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을 써주셨거나 아니면 본인이 게임을 만나게 된 특별한 계기를 작성해주시면 조금 유심히 보는 편이다. 10000자를 쓰시는 경우 다 읽기는 하는데 약간 속독처럼 읽다가 특정 게임명이나 제가 원하는 키워드에서 천천히 집중해서 살펴보게 된다.
- 회사 지원동기를 안 물어보고 직무 지원동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있나.
▲ 사실 저도 취업 준비할 때 그랬지만 ‘난 이 회사만 가야 돼’라고 인생 회사를 정해놓은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다들 게임회사를 목표로 준비를 하시고 여기 했다가 떨어지면 어쨌든 중복지원 하시고 합격시켜주시는 곳을 가는 거잖아요. 합격시켜준 데에서 내가 조금 더 선호하고 잘 맞는 것 같은 회사를 선택하기 때문에 회사 지원동기를 물어봤자 큰 의미가 없다.
- 학교, 학점, 어학점수, 공모전 등 중요시 보는 스펙이 있나.
▲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유사경험이다. 학교, 전공은 특히 무관하고 유사경험이라면 게임 동아리라든지 개인적으로 했던 활동이나 게임잼이라든지 저희 회사는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외국어능력도 관심있게 본다.
- 학점이 영향을 많이 미치나.
▲ 저희 회사에서는 학점 자랑이 통하지 않아요. 무의미하거든요. 다들 게임 하시느라 공부에 약간 소홀하신 분들이 많다. 면접 때 ‘학점 왜 이렇게 낮아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대부분 ‘게임 하느라구요’라고 말해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학점이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