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피말렸던 16시간, 최악 시나리오 피한 삼성과 한국증시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9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이 부회장은 16시간에 걸친 피말리는 기다림 끝에 이날 새벽 귀가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의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되면서 삼성그룹은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이날 오전 2시께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 부회장 등 3명에게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부정거래,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 등은 2015년 5월 이사회의 합병 결의 이후 호재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띄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동시에 부양하는 등 합병 전후 두 회사 주가를 조작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전날인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점심식사와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심사시간은 약 8시간 30분에 달했고 이후 법원의 최종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나오기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 시간까지 합치면 총 16시간에 걸친 길고도 긴 영장실질심사였다.
이 부회장이 구속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면서 삼성그룹뿐 아니라 한국증시도 한시름을 놓게 됐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이재용 부회장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했을 경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