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대산공장 희생자 낸 '알킬알루미늄'은 무엇?
이원갑
입력 : 2020.05.20 13:25
ㅣ 수정 : 2020.05.20 13:32
물·공기 닿으면 ‘펑’하는 '제3류 위험물'…LG화학 “모든 조치 강구, 책임 다하겠다”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지난 19일 발생한 LG화학 대산공장 사상 사고의 원인인 ‘알킬알루미늄’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은 사고 즉시 사과문을 내고 진상 규명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2시 20분 무렵 충남 서산에 위치한 대산공장 촉매센터 공정동 내 촉매포장실에서는 폭발음과 화재가 발생해 현장 연구원 1명이 사망하고 직원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추정되는 사고 발생 원인은 현장에서 작업을 마치고 철수하던 때 ‘파우더’가 분출하면서 일어난 자연발화와 그에 따른 화재이며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화재는 진압된 바 있다.
■ ‘제3류 위험물’ 알킬알루미늄, 물·공기 닿으면 자연발화 성질 가져
소방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자연발화를 일으킨 파우더의 구성 성분에는 알킬알루미늄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기나 물과 닿으면 자연발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밀폐 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설비가 필수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촉매제에 쓰이는 물질로 위험물안전관리법에서 구분하는 6가지 위험물 중 나트륨, 황린 등과 함께 자연발화성 및 금수성 물질인 ‘제3류 위험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령 제19조에서는 운송책임자의 감독과 지원을 받아 운송돼야 하는 위험물로 알킬알루미늄과 알킬리튬을 명시하고 있다. 물과 반응하면 가연성 기체인 수소가 발생하며 공기와 닿으면 저절로 불이 붙는 성질 때문이다.
자연발화 방지와 관련한 법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37조에서도 “사업주는 질화면, 알킬알루미늄 등 자연발화의 위험이 있는 물질을 쌓아 두는 경우 위험한 온도로 상승하지 못하도록 화재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실무적으로도 저장에 유의하고 반응성 낮은 기체를 섞어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중앙소방학교는 2019년판 ‘예방실무 II’ 교본에서 알킬알루미늄이나 알킬리튬 중 어느 하나라도 함유된 물질을 보관하는 시설의 기준과 관련한 지침에서 이 같이 규정했다.
해당 교본에서는 “알킬알루미늄등은 액체상으로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반응을 일으켜서 자연발화하고 일단 (자연)발화하면 효과적인 소화약제가 없기 때문에 재해를 국한하기 위해 누설된 위험물을 안전한 장소에 설치한 용기에 저장하는 것”이라며 “금수성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불활성기체를 봉입하는 장치를 설치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 LG화학 측 “진심으로 사과, 모든 조치 강구하고 책임 다할 것”
사고 당일인 지난 19일 LG화학 측은 사과문을 내고 대산공장 촉매센터 화재 사고의 수습과 원인 규명 등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LG화학은 사과문에서 “금일 발생한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사고로 촉매 포장실에서 작업 중이던 임직원 1명 사망, 2명이 부상을 입고 서산중앙병원으로 후송 조치하여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당사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며,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인 분석을 통해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에서는 민간인의 피해가 없었지만 서산 대산공단에서의 인명피해 사고로서는 올해로 두 번째다. 지난 3월 4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납사 분해 센터(NCC) 압축 라인에서는 섭씨 1200도로 납사를 열분해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주민과 근로자 36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점포와 민가의 창문과 외벽, 천장 등이 부서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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