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 유동성 해결해 줄 열쇠 되나

윤혜림 입력 : 2020.05.15 04:50 ㅣ 수정 : 2020.05.15 04:50

지난 3개월동안 국내 SRI 펀드 153억원 순유입/글로벌 투자트렌드도 ESG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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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수출 길이 막히고 경기 불황으로 당장 유동성 확보에 직면한 기업들에게 ESG 펀드가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으로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란 이미지와 더불어 유동성 확보라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과 달리 ESG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ESG 상품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정부가 관련 법안 마련은 물론 기업지배구조 공시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명시하고 있어 ESG 상품을 통한 관심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을 보인다.

 

이른바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더욱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ESG 관련 펀드에 153억원이 유입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사진캡쳐=GS칼텍스 홈페이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기악화가 가시화되고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 상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크고 코로나19와 같은 사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트렌드도 ESG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ESG 상품은 환경프로젝트, 사회문제 해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상품이다. ESG 상품은 크게 녹색 채권(Green bond)과 사회적 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으로 나누어진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를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상품도 인기다. 특히 올해 3월,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ESG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전까지의 ESG 상품이 ‘사회’와 ‘기업구조’와 관련된 측면이 강조됐다면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최근에는 ‘환경’에 초점이 맞춰지며 위생과 관련된 바이오와 헬스 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으며 IT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어났다.

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1조4000억원, 채권형 펀드에서 3조1000억원의 빠져나간 것과 달리, 올해 2월 중순 이후 3개월 동안 153억원이 순유입됐다.

세계적으로도 ESG 투자는 확대되는 추세다. ESG 투자가 활발한 미국은 올해 1분기 ESG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14조933억원이 순유입되는가 하면, 유럽시장에서는 ESG 펀드에 39조7000억원이 유입됐다.

이에 글로벌 ESG 투자 규모 역시 2012년 13조200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30조7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ESG ETF의 자산운용 규모는 약 940억달러로 2018년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개별 기업의 ESG는 단독 투자 고려대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보통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거래되는데, 국내에서는 ESG 관련 펀드 중 하나인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거래되고 있다. 국내의 SRI 펀드는 모두 31개로 순자산 규모는 약 3485억원이다.

ESG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은 ESG와 관련된 법안을 도입하고, 비재무적 정보의 공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이후 국내에는 ESG 관련 법안이 170건 이상 도입됐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ESG와 관련해 기업지배구조 공시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비재무적 정보의 공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ESG 투자에 대한 성과나 평가체계에 일관성이 없다 보니 ESG 부문의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기업 투자 업무를 하는 금융업계에서도 ESG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대출과 투자 심사 반영 시 ESG 요소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지속가능발전소와의 협업을 통해 ESG 지수 개발과 산출 노하우에 ESG 관련 데이터를 접목시켜 ’ESG 지주회사‘ 지수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iSelect K-리츠 PR 지수, iSelect K-리츠 TR 지수, iSelect K-강소기업 지수 등 총 3개 지수를 선보였다”며 “현재까지 기업의 ESG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하기 때문에, 당사에서 개발한 지수를 통해 투자자들이 ESG 지주회사에 대한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SG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시장에서도 관련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3일 코로나19지원을 목적으로 4000억원(만기 1년)의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금리는 AAA은행채 평균 그림(1.22%) 대비 0.07% 낮은 1.15%였다.

또한 KDB산업은행(산은)은 지난 12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조원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사회적채권은 ESG채권의 하나로 중소기업 지원, 고용안정 등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곳에 사용하도록 한정한 특수목적채권이다.

산은은 이번 조달 자금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고용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등 금융의 사회적책임을 이행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ESG 투자는 유럽이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도 ESG 지수를 공모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앞으로 관련 투자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의 투자자산 선택 및 운용에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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