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역할론 담긴 ‘한화솔루션’ 실적 개선의 3가지 경제학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축에도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한화그룹 ‘3세 경영인’ 김동관 부사장의 역할론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 부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어, 회사의 약진은 그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구조로도 이어진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2484억원 영업이익 159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83억원) 보다 61.71% 증가했으며, 전 분기(300억원)와 비교해서는 430%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2362억원)와 비교해 0.54% 증가했으나, 전 분기(2조4517억원) 대비 8.3% 감소했다.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유가폭락으로 실적급락을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 한화솔루션은 3세 경영 승계의 승부처/태양광 산업이 실적 개선 견인/김동관 부사장이 태양광 사업 주도해와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큐셀엔드첨단소재와 모회사 한화케미칼이 합병해 지난 1월에 출범했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 소재까지 아우르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약진은 '승계구조의 경제학'을 담고 있다. 우선 김동관 부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기업인 한화솔루션은 신성장동력 개발을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시대와 차별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돼 성공의 길로 접어들어야 '오너 경영 승계'의 사회적 명분을 얻게 된다. 지난 1월 김 부사장이 취임한 직후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이 도래했고, 그 속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실적개선의 동력이 태양광이라는 신사업에 있다는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사업부문 별로 보면 화학 부문은 8304억원 영업이익은 55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로 매출은 작년 동기 보다 1.8% 줄었으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제품 마진폭이 향상돼 영업이익은 4.1% 늘었다.
반면, 같은 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9% 줄었다. 롯데케미칼도 1분기에는 영업손실 860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2978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태양광 사업부문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늘어난 9057억원,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는 100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태양광 영업이익률(11.1%)은 2010년 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고치다.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2016년 2분기(1110억원) 이후 처음이다.
LG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 기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선전한 것은 바로 태양광 사업의 호실적 덕분인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기준이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이면 장사를 잘했다고 평가한다.
김 부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주도해온 인물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한화큐셀엔드첨단소재 시절부터 태양광 사업에 전력해왔다. 이 같은 김 부사장의 경영전략, 노하우 등이 작용해 해당 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거두었다는 평가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생산라인 전환이 사실상 지난해 연말에 마무리됐고, 더불어 고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첨단소재 부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가동 중단 여파로 매출은 1095억원 영업손실은 57억원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등에서 실적 부진이 있었지만, 태양광 사업에서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정체된 사업분야의 실적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관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거쳐 2015년 1월 11일부터 한화큐셀 상무를 거친 뒤 같은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