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금융 데이터 거래소가 만드는 한국형 뉴딜일자리 총정리, 채용규모와 인재상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데이터 제공/컴퓨터 프로그래밍·통계 등 ‘디지털 언어’ 친숙한 인재 각광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 비전으로 제시함에 따라 ‘데이터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디지털 인프라의 한축인 ‘데이터 거래소’를 11일부터 시범운영하기로 결정,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를 매칭해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의 정보를 가린 비식별정보와 기업정보 등을 거래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뿐 아니라 통신, 유통 등의 업체들이 참여해 금융정보를 거래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 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 방향에서 10대 중점과제로 데이터 수집·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의료·교통·공공·산업·소상공인 등 6대 분야에서 데이터 수집, 개발·결합, 거래, 활용 인프라를 강화하고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
코로나발 비대면화(Untact)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으로 ‘데이터 경제’가 가속화되는데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 경제 혁신을 이루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중 데이터 거래소 출범은 가장 먼저 시행되는 금융 분야의 일자리 뉴딜 정책으로 꼽힌다.
■ 금융보안원 데이터 거래소 본격 운영…신한은행·신한카드 시범운영 데이터 공급자로 나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거래소의 주요 역할은 데이터 공급자와 데이터 수요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는 8월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거래소는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금융보안원이 시범운영 데이터 거래소로 전격 출범했다. 시범운영을 통해 데이터 거래 과정에서의 정보유출 방지 등 보안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데이터 거래소를 통한 거래시 575억원 규모의 데이터 거래 바우처를 지원한다.
시범운영의 데이터 공급자로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나선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각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금융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난 달 9일 금융당국에서 신한은행의 빅데이터 부수업무 신고를 수리한 바 있다.
신용평가회사(CB: Credit Bureau)인 KCB 역시 금융데이터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신한카드·KCB는 지역별 소득·지출·금융자산 정보, 행정동 단위별·성별·연령별 소득정보, 카드소비 데이터 등을 통신·유통업체 등의 기업, 연구소 등 데이터 수요자에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보안원은 데이터의 익명·가명처리 적정성, 구매자의 정보보호대책 적정성 등을 확인하게 된다.
금융회사의 데이터를 구매한 기업들은 구입한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연령대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물론 향후 데이터 공급자 역시 수요자가 될 수 있다. 거래 데이터의 범위가 비금융부문으로도 확대된다면 은행이 보험회사의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이종 간의 협업으로 특정 고객층에 특화된 맞춤형·고효율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서는 금번 데이터 거래소의 출범으로 안전한 초기 빅데이터 유통 시장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발굴할 뿐 아니라 CB업·데이터 거래소 등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병두 부위원장은 “데이터의 유통과 융합이 기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금융회사·핀테크 창업·기업 등의 혁신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올해 시중은행·금융 공기업만 6000명 이상 채용…컴퓨터·통계 등 수학 친숙 인재 선호
정부는 데이터 경제 가속화에 따른 한국형 뉴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자리의 디지털화와 이를 촉진시키는 정부 정책이 기존 일자리를 사장시키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디지털 경제는 피할 수 없는 추세”라며, “한국이 디지털 사회를 선도하려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 산업분야에서 데이터를 수집·입력·정리·축적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만들고 개인정보 침해를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성장형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분야는 한국형 뉴딜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전망이다. 이미 작년 하반기 시중은행과 금융 공기업의 ICT·디지털 직군 채용 규모는 3000여명을 넘겼다. 올해는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직군의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신규 지정될 데이터 거래소, CB업체 등까지 더한다면 더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분야에서 디지털 직군의 채용규모가 최소 6000명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데이터 거래소에 금융데이터를 공급하게 될 신한은행은 4월 한달 간 총 4가지 전형을 통해 디지털·ICT 직군의 인재를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채는 아직 진행하고 있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 부문을 포함한 디지털·ICT 직군을 연중 수시채용할 계획”이라며, “금융데이터 공급 시범운영소로 지정된 만큼 관련 전공자들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한은행 디지털·ICT 직군에서는 컴퓨터, 통계, 전산학, 산업공학, 수학계열 전공자들을 우대하고 있다. 직무분야 역시 디지털 채널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AI·빅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 활용 서비스 개발 분야 뿐 아니라 ICT 보안관리·정보보호 부문 등으로 다양하다.
이 관계자는 “면접과정에서 코딩 테스트를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며, “심층면접 때도 인사부 직원은 물론 현업 관계자나 실무자들이 참여해서 지원자에 대해 보다 정확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금융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의 실무역량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디지털 거래소 KCB는 작년 하반기 IT개발 경력직을 채용했다. 자체개발 솔루션 개선 및 유지보수, 보험업 신규 솔루션 개발 및 유지보수, CB서비스 분석·설계·개발·운영 등 데이터 거래 플랫폼의 인프라 안정화에 더해서 데이터를 거래하게 될 다양한 업체들에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향후에도 코딩을 포함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에 강점을 보이는 인재가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금융 데이터 거래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여타 비금융 데이터 거래까지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혁신을 통해 경제구조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선순환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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