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을 위하여(67)
카카오·LG유플러스 등 ICT 기업들의 프로야구 '무관중 마케팅'의 빅픽쳐를 간파하라
‘고용절벽’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학벌을 내세우거나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전략은 ‘철 지난 유행가’를 부르는 자충수에 불과합니다. 뉴스투데이가 취재해 온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야말로 업무 능력과 애사심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잣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입사를 꿈꾸는 기업을 정해놓고 치밀하게 연구하는 취준생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준비된 인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특히 인사팀장이 주관하는 실무면접에서 해당 기업과 신제품에 대해 의미 있는 논쟁을 주도한다면 최종합격에 성큼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자료는 없습니다. 취준생들이 순발력 있게 관련 뉴스를 종합해 분석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주요기업의 성장전략, 신제품, 시장의 변화 방향 등에 대해 취준생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취준생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준비된 인재가 되고자 하는 취준생들의 애독을 바랍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채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취업 전략에 대해 고민해볼 시점이다. 코로나19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치명타를 입은 기업이 부지기수인 반면에 위기 와중에 오히려 고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나 업종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즉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경영전략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정립해서 자소서 작성이나 면접 전략으로 활용할 경우, 기업이 원하는 새로운 인재상에 부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카카오와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국내 프로야구 리그의 '무관중 개막'을 활용해 펴는 '무관중 마케팅'은 주목할만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 기업이 펴는 '무관중 특수'마케팅의 방법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 지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언택트 산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수 있다면, 시대변화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1일 제4차 이사회를 열고 어린이날인 오는 5일부터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를 무관중 경기로 개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19일 정세균 총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과 야외 스포츠 경기 가능성을 언급한 지 이틀 만이다.
■ 카카오, 메신저 트래픽 늘려 광고수익 증가 겨냥
지난 4일 카카오는 5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리그에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를 연계해 실시간 응원 채팅방을 운영하는 '슬기로운 야구생활'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생중계 알림 설정을 작동시킨 후 경기 시간에만 열리는 오픈채팅방에 참여하면 채팅방의 내용이 카카오TV 생중계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등 프로야구 구단과 직접 제휴해 추가적인 콘텐츠도 제공한다. 한화는 △응원가 부르기 △경품 추첨 △팬과의 전화 인터뷰 △팬 응원 영상의 전광판 노출 △톡스토어 연계 구단 기념품 구매 등을 서비스하고 LG는 △단상 응원 △응원단 인사 △구장 시설 소개 △30주년 기념 엠블럼 및 캐치프레이즈 소개 등의 볼거리를 마련했다.
이처럼 카카오가 프로야구철을 맞아 ‘손님몰이’에 나서는 건 광고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대화방 목록 상단에 개인 맞춤형 광고가 출력되는 톡보드(구 비즈보드)는 카카오의 말마따나 “4500만 메가트래픽과 연결하는” 광고 사업이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자주 키도록 만들면 광고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모델이다.
이와 관련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월 13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당시 “톡보드의 성장세로 카카오의 전체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올해에는 톡보드가 진입점이 되어 카카오톡 채널, 비즈메시지, 페이까지 이어지는 완결된 비즈니스 경험을 더욱 극대화하여 톡비즈 전체의 성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U-SKT, 5G 콘텐츠 늘려 가입자 유도 ‘빅 픽처’
이동통신사들도 프로야구 관련 서비스를 신설 또는 보강해 콘텐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LG유플러스는 ‘U+프로야구’ 애플리케이션에 실시간 채팅과 득점 예측 게임, SBS스포츠 해설자와의 문답 기능 등 참여형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포지션별 영상 시점에 응원단석을 추가했다.
지난 1일 SK텔레콤도 ‘U+프로야구’와 유사한 ‘5GX 직관야구’ 앱을 출시했다. 기본 중계화면, 전광판, 타석, 응원단석, 분석 화면 등 최대 12개 ‘멀티뷰’ 화면을 한 화면에 동시에 출력하고 지연 없이 화면 배치를 바꿀 수 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에스 타일(S-Tile)’기술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중계 플랫폼에도 사용됐던 바 있다.
카카오와 같은 시점에 등장했지만 이들 통신사들의 프로야구 콘텐츠가 겨냥하는 수익모델은 사뭇 다르다. 손님을 불러모아 광고 수익을 올리는 대신 해당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5G 통신망에 대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구조다. 지난해 KT 기준 전체 가입자 대비 5G 요금제 이용자 비중은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프로야구 관련 콘텐츠의 수익 창출과 관련해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우리 통신사에 가입하면 그것이 곧 수익모델”이라며 “각 서비스마다 수익모델을 따로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질좋은 서비스를 여러 개 만들면 고객이 통신사를 선택할 때의 관련 요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신 3사의 모든 서비스들이 그런 식이고 좋은 서비스가 통신사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당장의 수익을 내는 목적보다는 장기적으로 가입자들로 하여금 5G에 대한 쓸모를 느끼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5G 활용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 다른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5G 콘텐츠를 꾸준히 만드는 중”이라고 답했다.
■ ICT기업들,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춰서 '언택트 산업' 개척
결론적으로 볼 때, ICT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춰서 '언택트 산업'을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야구가 관중 없이 개막하기로 결정하자, 그에 상응하는 수익모델을 창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통신사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프로야구 콘텐츠를 ‘모객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취업준비생들은 이처럼 기업의 특성에 따른 마케팅전략 및 수익모델의 차이점을 인식, 이를 토대로 코로나 19의 언택트산업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고로 카카오는 6일까지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선발하기 위한 원서접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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