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7조원에 달하는 미국 내 15개 고급호텔을 매입하기로 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도자인 중국 안방(安邦)보험과 소송전에 들어갔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계약이행의 완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내 15개 호텔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미래에셋은 이를 위해 거래대금의 10%인 계약금 7000억원을 보증금으로 예치했는데, 계약대로라면 당초 지난 17일 잔금을 지불하도록 돼 있었다.
인수대상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으로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의 포시즌스 호텔 등 미국 9개주에 소재한 호텔들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래에셋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미래에셋 측은 거래가 완료되지 못한 것은 안방보험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은 28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 과정에서 안방보험과 제삼자 간에 거래와 관련된 특정 소송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해 안방보험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매매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생겼다는게 미래에셋 측의 주장이다.
자금조달과 관련해서 미래에셋은 인수대금 7조원 중 2조4000억원은 그룹 계열사가 투자하고, 나머지 4조6000억원은 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미국 현지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 측은 “자금조달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미래에셋과 안방보험 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만큼 해당 계약을 둘러싼 다툼은 향후 법정 소송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소송을 계기로 그동안 공격적 확장을 거듭해온 미래에셋의 해외부동산 투자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