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교보생명, 언택트 서비스 강화 성공할까
7년 연속 적자 교보라이프플래닛에 1000억원 자금 투입/고객 만족과 사업비 상승 사이에서 줄다리기할 듯
[뉴스투데이=강지현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비대면)가 급부상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모기업인 교보생명으로부터 1000억원을 긴급 수혈 받는 인터넷전업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언택트 CM(Cyber Marketing) 채널의 한계를 딛고 가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교보생명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교보라이프플래닛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28일 교보생명 이사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이번 증자는 100억~300억원 규모였던 과거에 비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번 결정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자”며 “비대면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급속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하자”고 전달했다.
하지만 국내 최초 온라인보험사임을 앞세운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적지 않다. 생명보험은 고객에게 설명해야 할 약관이 복잡하고 보장기간이 길어 대면 영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사의 초회보험료 5조4845억원 중 대면 영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98%(5조3669억원)에 달한다.
이에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8년부터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고객 지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고객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은 고객들이 여전히 사람과의 통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지난 1월말 발표한 ‘비대면채널 활용을 위한 규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0% 정도가 '온라인을 통한 보험을 시도했으나 계약까지 이르지 못한 이유'로 가입과정의 복잡성(29.5%)과 설명 부족(20.5%)을 꼽았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선호하는 도움방식에 대해서는 56%가 사람과의 통화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별도의 전화상담이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일이 대안이지만 쉬운 선택은 아니다. 별도 채널을 운영하면 보험사의 사업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수익이 떨어지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진 국내 보험사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선택이다.
이에 대해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고객이 전화상담을 요청할 경우 전화 안내를 드리고 있다”면서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화상담은 최소한으로 운영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출범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손실 기준 △2013년 50억원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 △2019년 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결손금도 111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번 증자는 교보라이프플래닛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이지만, 비대면 채널에서의 고객 만족을 확보하는 일과 사업비 상승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 시장과 달리, 생명보험 상품 특성상 온라인 시장에서 실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1000억원이란 자금이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보험업계는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상황을 타개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핀테크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슈어테크(InsureTech:Insurance+Technology)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에는 전화 상담을 늘려 대응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인슈어테크나 AI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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