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역대급 실적 올린 한글과컴퓨터, 사업 다각화가 만들어낸 '언택트' 수혜기업
이원갑
입력 : 2020.04.28 06:12
ㅣ 수정 : 2020.04.28 06:12
김상철 회장의 파격적 이종교배 성과 거둬 /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61.5% 증가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한글과컴퓨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1분기 실적에서 전향적인 성적을 냈다. 마스크 등 안전장비 계열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매출이 늘어난 게 결정적이고 사무자동화(OA) 소프트웨어 한컴오피스의 판매도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김상철(67) 한컴그룹 회장이 업종 구별을 뛰어넘는 '파격적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온 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이다. 한컴그룹은 2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27일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883억 7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18억 6200만원 대비 23%가 늘었고 지난해 4분기 1011억 6000만원보다는 12.6%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144억 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5%(88억 9900만원), 전분기 대비 24.5%(28억 3200만원) 성장했다. 당초 시장전망치인 매출 819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로 역대 1분기 성적 중 가장 높다.
■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으로 한컴오피스 약진/마스크 등 생산하는 한컴라이프케어 영업이익 1498% 급등
계열사들을 뺀 별도기준 실적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8.2%(41억 3200만원) 증가한 267억 9200만원, 영업이익은 29.6%(17억 1600만원) 늘어난 75억 1100만원을 나타냈다. 문서 작성기 표준으로 자리잡은 한컴오피스 제품군이 기업과 정부기관에 납품돼 지속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이 추가 매출을 가져왔다.
시대 변화에 맞춘 제품 자체의 진화도 한 몫 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한컴오피스 2020에는 이론적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돼 문서의 무결성을 판별할 수 있게 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PDF 문서를 인식해 편집이 가능한 오피스 문서로 변환해주는 ‘한OCR’ 제품도 새로 추가했다.
계열사 중 가장 전향적인 실적은 한컴라이프케어가 나타냈다. 한컴이 밝힌 1분기 이 계열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난 202억원, 영업이익은 1498% 늘어난 63억원이다. 방독면과 같은 소방용 안전장비를 만드는 ‘산청’이 지난 2017년 11월 그룹에 새로 편입돼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파격적인 사업 다각화의 상징이지만 ‘애물단지’였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2018년 대비 3분의 2 수준인 666억원, 영업이익이 3분의 1 수준인 91억원에 머물며 역성장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KF94 방역마스크의 국내외 매출이 늘어나면서 종전까지의 부진을 털었다.
지난달에는 마스크 증산을 위해 마스크 제조기업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했고 내년에는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 이 기업은 연산 기준 1억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
한컴과 한컴MDS는 전통적 캐시카우 뛰어넘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산업 진출 / "한컴에게 코로나19는 진화의 변곡점"
그룹의 사업 다각화 요소는 ‘본업’인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존재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공급 계열사인 한컴MDS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한 314억원,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35억원을 나타냈다. 계열사 중에서는 자산 규모가 1382억원으로 가장 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한글과컴퓨터 역시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외에도 AI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과 제휴해 NBP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자사의 AI 콜센터 플랫폼을 얹어 전북 전주에 공급하기로 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대구광역시에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일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컴그룹의 사업 다각화에 관해 “한글과컴퓨터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가 진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한컴라이프케어가) 기존 OEM으로 제작하던 마스크는 최근 제조사 인수로 연간 최대 1억장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AI콜센터도 대구시에 무상지원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어 향후 콜센터 대체 수요가 나타날 경우 수혜가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