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주택시장의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3월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고 특히 가격을 이끄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인·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들이 많은 인기 지역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3월 거래량은 431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291건)대비 절반가량(48%)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는 12·16대책이 발표되기 두 달 연속(10월 1만520건, 11월 1만1478건) 1만여 건의 거래가 성사됐고 대책이 발표된 달에도 9598건을 기록하면서 견고한 거래량을 유지했다.
올 들어서는 1월 6000여 건대로 줄어들었다가 2월 8000여 건 이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비규제지역 9억원 이하 중저가 매물과 강남권의 급매물 등이 투자층과 실수요층을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현상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해, 결국 지난달 거래량이 반토막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강남4구(강남 531건→376건→131건→240건→133건, 강동 653건→489건→332건→393건→159건, 서초 428건→309건→118건→175건→110건, 송파 809건→470건→219건→359건→143건)와 마용성(마포 538건→376건→180건→207건→108건, 용산 218건→166건→102건→81건→34건, 성동 528건→426건→206건→283건→148건) 등 인기 지역이 대책 직전 11월 이후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들의 거래가 떨어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2019년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5억원 초가 거래 아파트 비중은 서초구가 16.3%포인트(53.8%→37.5%), 용산이 9.4%포인트(32.9%→23.5%)로 감소 폭이 컸고 강남(61.8%→53.8%)과 송파(29.9%→24.1%)는 각각 8.0%포인트, 5.8%포인트 떨어지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출규제, 자금출처 증빙서류 제출 등의 직접적인 원인뿐 아니라 증여와 같은 대체거래도 거래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 중 증여인 거래는 2017년 7408건에서 2018년 1만539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는 1만2514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3구 일대는 2041건, 5183건, 3130건을 기록했다.
집계가 진행 중인 이달 거래량은 이날 현재 710건에 달한다. 강남과 서초, 송파와 용산은 각각 20건, 8건, 19건, 9건으로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확진자수가 10명 안팎으로 발생하면서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종식을 알 수 없는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면 수요 위축으로 인해 거래 진입장벽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강남권은 총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심리가 확 꺾이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 대비 호가를 2억~3억원 가량 낮춘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도곡렉슬 전용 84㎡는 급매 가격이 21억원대다. 지난달 이 면적의 실거래가는 22억9000만(18층), 23만2000만원(3층), 23만9000만원(9층)이었다.
보유세 부과를 피하고 침체된 시장 분위기 등으로 집주인이 서둘러 팔아치우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해 ‘미스매칭’으로 거래가 쉽지 않고 급매물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오는 6월1일 전까지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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