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인컴자산(이자·배당·임대 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자산) 중 하나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각광을 받고있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에 해당하는 리츠 중에서도 임대수익과 배당 하락의 우려가 낮은 섹터(초대형 오피스, 데이터 센터 등)와 국가(미국, 싱가포르, 한국 등) 중심으로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의 수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부동산투자신탁에 해당한다. 특히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분배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어 높은 배당수익률을 자랑한다.
예적금 금리가 0%대인 것을 감안했을 때 리츠는 4~6% 수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실물 경기에 큰 타격을 준만큼 실물 자산으로 투자를 하는 리츠 역시 선별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 양적 완화로 배당형 상품 관심↑…KB·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리츠 펀드 연이어 출시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리츠 재간접 펀드 18개의 3월 한달 평균 수익률은 -20%대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리츠 주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리테일, 호텔 섹터를 중심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는 같은 시기 해외 주식형 펀드(-16%대)와 국내 주식형 펀드(-20%대)의 평균 수익률에 못 미친 수치다.
그러나 3월 말부터 글로벌 리츠 주가가 반등을 보이면서 지난 한주 간 2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것은 연초와 비교했을 때 약 30% 하락한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
주가 반등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조3000억 달러(280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한다는 부양책 발표 덕분이다.
이에 더해 무한정 달러를 찍어내는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단기채권 금리 역시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극대화된 달러채 보유 심리가 완화되면서 리츠와 같은 배당형 상품에 투자할 유인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 리츠 시장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리테일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리츠 주가가 떨어졌지만 배당수익률은 상승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돼있는 총 7개 리츠종목 중 14일을 기준으로 롯데리츠 6%, NH프라임리츠 5.5%, 신한알파리츠는 4%의 평균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정부의 리츠 활성화 지원과 리츠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으로 세제혜택이 적용된다. 따라서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리츠·리츠 연계 펀드 등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모기지담보증권에 재간접 투자하는 ‘KB 모기지 인컴 포트폴리오 부동산 자투자신탁(재간접형)’ 펀드 2종을 지난달 24일 신설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국내 상장 리츠에 주로 투자하면서 인프라 펀드와 해외 상장 리츠에도 자산을 편입하는 리츠 연계 펀드인 ‘미래에셋밸런스리츠부동산투자신탁’을 선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리츠가 저평가돼있는 지금이 오히려 저가 매수할 시기”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소강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를 대비해서 미리 리츠에 투자하는 전략도 좋다”고 설명했다.
■ 미국·싱가포르·한국 중심…대형 오피스·데이터 센터 등 투자
하지만 리츠 투자는 섹터별·국가별 수익성을 고려해서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일부 섹터에서는 임대수익이 하락하면서 배당 역시 삭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의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호텔·쇼핑몰 등의 업황이 부진하다”며 “호텔 리츠와 대형쇼핑몰·아울렛·유통업체 등 리테일 리츠는 배당하락의 우려가 있는 섹터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임대료 감면을 요구하는 ‘렌탈 스트라이크’가 번지고 있어 관련 리츠 역시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호텔 리츠는 70%, 쇼핑몰 등의 리테일 리츠는 65% 정도 인컴(소득)이 빠진 상태”라며, “최근 글로벌 리츠의 수익률 반등을 감안하더라도 전년 대비 인컴이 50%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중 호텔은 객실 단가로 산정해 임대차 기간이 짧고 쇼핑몰도 보통 2년에 한번 평균 임대료가 재산정된다.
따라서 임대료 감면을 고려했을 때 임대차 계약이 7~10년으로 긴 초대형 오피스나 물류 부동산이 투자 적소일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센터 역시 계약기간이 10년으로 긴 편이다.
해당 부동산은 호텔이나 쇼핑몰 등과 다르게 코로나 여파가 덜 미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싱가포르, 한국 등이 리츠 투자 매력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강력한 부양책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주가 정상화 등 턴업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리츠 시장 비중이 약 66%로 가장 높고 오랜기간 제도화돼 있어 투자 환경이 안정적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코로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국가이면서 안정적인 리츠 배당수익률이 보장된다.
반면 유럽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8%가 서비스업에 속하고, 그 중 50% 이상을 관광업이 차지한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세가 확대·장기화되면서 재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역시 올림픽이 연기되고 최근 코로나도 확산세가 심화되다 보니 상황이 안 좋은 편이다. 따라서 유럽·일본 리츠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한국은 코로나 확진세가 둔화되고 있고 정부가 리츠 지원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대표적인 상장 종목 중 롯데리츠는 리테일 리츠로 시가 총액 비중이 가장 높고, NH프라임리츠·신한알파리츠 등은 초대형 오피스 등에 투자하는 종목이다.
다만 앞선 관계자는 “현재 투자 심리가 금 등의 안전자산이나 고수익을 제공하는 위험자산 쪽으로 양극화 돼있다”며, “투자자 성향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면 평균 5% 수익률을 제공하는 리츠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