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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패러다임 전환 ⑦

1조8000억원 투자하는 현대차의 UAM 비전, 'S-A1' 선두로 1800조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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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입력 : 2020.04.10 07:18 ㅣ 수정 : 2020.04.10 09:57

UAM은 PAV(개인비행체)개발부터 인프라 구축 포괄/ 정 부회장, "자율주행차보다 PAV상용화가 빠를 수도 있어"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의 현대차 부스에 전시된 'S-A1' 모형을 지켜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용 비행체(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PAV 상용화 시기가 자율주행차보다 빠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심은 건물과 도로, 움직이는 차량과 인파 등 자율주행에 장애물이 많다. 반면, 드넓은 공중은 포화 상태인 도심과 다르다.

 

정 부회장 또한 이를 인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상과 달리 장애물이 없어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면이 있다”며 “비행 자동차가 레벨 5의 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상용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1월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CES 2020’ 미디어 행사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상용화 시점은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UAM은 PAV개발부터 인프라 구축까지 도심 항공 이동수단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포괄하는 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선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에 41조1000억원, 미래사업 역량 확보 20조원 등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사업 역량은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로보틱스, UAM, 모빌리티 등이 있다. 이 중 UAM의 투자 계획은 1조8000억원으로, 미래사업 중 가장 많은 투자 금액이다.

  
[표=뉴스투데이]
 

■ 시장 현주소=UAM 시장 2025년 약 150조원···2040년에는 10배 이상 증가한 약 1800조원

 

글로벌 시장은 이미 미래를 겨냥한 기업들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보잉, 에어버스, 아우디, 도요타 등 세계 150여개 기업이 300종의 PAV를 개발 중이다. 또한, UAM 사업은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만큼 우버 등 플랫폼 기업, 인텔이나 텐센트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UAM 시장이 2025년 약 150조원에서 2040년에는 1800조원가량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의왕연구소에 ‘UAM 사업부’를 신설했다. 신재원 UAM 사업부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신 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으로 미래항공 연구와 안전 부문의 세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는 CES 2020에서 PAV 콘셉트 ‘S-A1’을 최초 공개했다. S-A1은 전기 추진 방식으로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한다. 최고속도 290km/h로 최대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다. 2023년 시제기 개발,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 강점=비행업체보다 뛰어난 양산 능력/우버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기술력 보완/정의선의 비전은 '실현 가능성' 높아

 

현대차는 UAM과 PAV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의 비전은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국내 1위 완성차 업체로 뛰어난 양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실무총책임자격인 신 부사장은 CES 2020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UAM산업은 높은 수준의 기술 산업이면서 규모가 큰 시장이 될 것이다”며 “그래서 기존 항공업계보다 현대차처럼 양산 능력을 갖춘 곳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전 세계 항공사 중 가장 많은 비행기를 만드는 보잉조차도 737기종을 한 달에 60대만 생산하는 만큼 기술력과 양산 능력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UAM산업은 기술력과 시장 규모 측면에서 항공업과 자동차의 중간 수준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디자인과 설계를 잘해도 양산체제가 급증하는 시장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용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본, 제조역량, 생산능력 모두 글로벌 상위 5위 수준을 갖춘 완성차 기업이다. 현대차는 UAM 플랫폼 기술력 보완을 위해 CES 2020에서 세계 최대의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인 우버와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우버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UAM 생태계를 주도하지만 직접 제조는 안 한다. PAV 제조는 협력사들에게 맡긴다. 우버와 협력을 맺은 제조 기업은 총 8곳이며, 그 중 현대차만이 유일한 완성차 업체이다.

 

우버 엘리베이트 에릭 앨리슨 총괄은 “현대차는 고객들이 안전하고 저렴하게 비행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우 빠르고 훌륭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우버의 기술 플랫폼이 힘을 합치면, 도심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7일(현지시각)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현대차 전시관에서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사진제공=현대차]

■ 약점=미국기업의 52개 업체가 eVTOL 개발 주도, 국내는 현대차 포함해 2곳 불과

 

현대차 입장에서는 국내 PAV 개발을 위한 협력 파트너가 부족한 상황이다. 미래시장의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보다 빠르고 비용 효율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PAV 기술시장 동향 및 산업환경 분석’ 보고서에서 △네덜란드의 팔브이(PAL-V)와 카브(Carver) △독일의 이볼브(E-Volo)와 어센딩테크놀로지(Ascending Technologies) △미국의 조비항공과 NASA 등이 자국 내 파트너십을 구축해 기술 개발 소요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삼정KPM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114개의 기업이 133개의 전기동력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현대차의 S-A1 또한 eVTOL이다.

 

그 중 미국기업의 52개 업체가 eVTOL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영국 11개사 △프랑스 8개사 △러시아 6개사 △독일 5개사가 뒤를 잇는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현대자동차뿐이다. 현대차가 eVTOL 개발을 위해 국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정부의 정책적 과제=PAV 상용화 위한 인프라 투자 및 규제완화에 속도 내야 

 

PAV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력 지원, 인프라 구축, 규제완화 등 3가지가 핵심과제로 꼽힌다. 일부 국가에서는 PAV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규제 개선에 나서며 시범 비행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PAV의 경우 300kW 수준의 충전이 요구된다. 이에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50kW의 충전이 가능한 지상 전기 충전소 400곳 이상을 건설하는 계획에 있다.

 

국내 정부 또한 2025년 UAM의 상용화를 위해 관련 규제 혁파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사자원부를 PAV 주무 부처로 정하고, ‘자율비행 개인 항공기 개발 사업’(OPPAV)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480억원을 투자한다. 2024년 비행시험을 염두에 둔 계획이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31일 ‘제3차 항공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드론배송을 위해 제한된 구역에서만 날릴 수 있는 현재 규제를 면제·완화하는 특구를 지정하겠다는 계획도 담겨있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 및 규제완화 계획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실천되느냐에 따라 '현대차 UAM비전'의 경쟁력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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