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사채 지원 방안에도 기업 자금난 해소 ‘글쎄’

윤혜림 입력 : 2020.03.23 19:20 ㅣ 수정 : 2020.03.24 18:06

채안펀드 등에 16조7000억원 투입…우량 회사채 지원 한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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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 충격으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기업의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가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등에 16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우량 회사채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수급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채권시장의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정부가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6조7000억원, 채권시장 안정펀드에 1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3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의 전체 순발행액(발행액-만기 상환액)1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62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는 회사채뿐 아니라 펀드에서도 나타났으며, 3월 들어 19일까지 국내·외 채권형 펀드에서 1조4953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처럼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충분한 금융지원과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지난 19일 정부는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6조7000억원, 채안펀드에 1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20일 은행연합회와 8개 주요 은행과의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이 중심이 돼 이번 채안펀드 조성에 기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자금의 소진 추이를 봐가며 펀드의 추가 공급이 필요한 경우 증액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6조7000억원으로 확정된 P-CBO는 회사채 발행이 힘든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당초 자동차나 조선 등 업종의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 관련 피해를 입은 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채권시장 안정대책과 주요 금리 추이 그래프. [자료제공=유진투자증권]
 
채안펀드는 1999년 9월 대우그룹 사태가 터졌을 때 채권안정기금이란 이름으로 3차례에 걸쳐 30조원이 조성된 바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에도 10조원이 투입됐다.
 

대우그룹 사태 시 채안펀드를 통해 국고채(3년 기준) 금리는 1999년 9월 9.78%에서 1999년 10월에는 7.70%로 낮아졌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2008년 11월 5.36%에서 2009년 1월에는 3.26%로 낮아졌다.

 

채안펀드는 이번에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유동성 지원 및 국고채와 회사채의 과도한 스프레드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발행된다. 이미 시행된 적이 있는 만큼 운영방식이나 투자대상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는 만큼, 펀드의 신속한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지난 2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신한·KB·하나·우리 등 시중 주요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 중심으로 1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펀드의 자금 소진 추이를 봐가며 필요할 경우, 규모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인 신용 스프레드의 과도한 차이를 해소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금투자협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AA-)의 신용 스프레드(금리차)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인 12일 0.645%에서 20일에는 0.838%로 높아져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 “2008년처럼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재가동된다면 시장금리의 안정과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현 상황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2차 추경이 논의되고 있고, 이번 채안펀드가 우량 회사채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이 자금조달 수급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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