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럽 확산해도 국내 배터리 3사와 완성차 간 수급체계 아직은 이상무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지면서 현지에 사업장을 둔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막고,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동유럽 소재 공장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가동과 부품 수급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가정하고 단계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에 배터리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부품 생산이나 수급 차질이 없다”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전체 유럽 수요 감소가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경 통제로 인해 국가 간 제품 조달에는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로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독일에서 폴란드 국경을 통과하려는 물류 트럭의 줄이 40km 가량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대차 체코 완성차 공장, SK이노베이션 헝가리공장 배터리 공급 문제없어
현대자동차는 체코 완성차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납품받아 전기자동차 코나를 생산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우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독일, 오스트리아의 국경 출입을 제한했다. 헝가리 공장에서의 수급은 아직은 문제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국경 제한 확대로 부품 공급이 늦어지면 완성차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더불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 사태도 배터리 업계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앞서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이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2∼3주간 중단키로 했다. BMW, 도오탸, 포드 또한 잇따라 공장을 잠정 중단하는 등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감축이 속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 연장되고 결국 배터리 수주에 차질이 발생될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초 국내 배터리사들만 유럽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상황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 체코 공장은 가동 중단 없이 그대로 운영할 방침이다. 앞서 체코 현대자동차 노조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14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방역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보여 가동을 중단했기에 직원 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터리 3사는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이 2.5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공장 증설을 포함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전기차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으면 배터리 수주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