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생존전략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전 세계로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면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가릴 것 없이 모두 문을 닫았다. 전례 없는 휴점이다. 과거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신종플루 등 대한민국을 강타한 전염병이 몇 차례 있기는 했지만 매장 전체가 문을 걸어 잠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0.6% 급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38.6% 감소했다.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와중에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준 것이다. 여기에 확진자 동선이 포함된 매장은 2~3일씩 문을 닫아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면세업계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면세점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12월 2조2847억 원보다 약 11.3% 줄어든 2조247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온전히 받았던 지난 2월 매출이 1월보다 더 떨어졌을 것임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
반면에 쿠팡, SSG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가는 와중에 소비자들이 사람 간 접촉을 기피하는 ‘언택트’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미 지난 1월 로켓배송 출고량이 역대 최고치인 330만 건을 넘어섰으며 여전히 일평균 300만 건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도 매일 배송 마감 100%에 육박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도 온라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디지털화·온라인화’라는 지각변동은 이제 시작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뛰어난 택배 시스템은 온라인 매출을 폭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디지털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던 상황 속,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그 촉진제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이미 오프라인 유통업체 수장들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 키워드로 ‘디지털 전환’을 내세운 바 있다. 문제는 차별점이다. 쿠팡, 티몬 등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이커머스 기업이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차별화가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 이미 포화 상태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를 뛰어넘는 ‘혁신’을 덧붙이는 전통 유통업체만이 급변하는 유통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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