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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카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통해 빅3 진입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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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림
입력 : 2020.03.07 13:00 ㅣ 수정 : 2020.03.11 13:14

인원 감축 여파 영업력이 약해지며 시장점유율도 하락, 디지털화에 승부수 던져

최근 카드사의 영업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독창적인 상품 전략 등으로 2017년까지 3위를 지켜오다 카드수익이 낮아지면서 KB국민카드에게 업계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은 현대카드의 최근 디지털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의 결제카드를 삼성카드로부터 뺏어왔음에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자 최고경영자(CEO)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통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영업력 약화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2018년 이후 4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21.9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삼성카드(17.50%), KB국민카드(17.36%), 현대카드(15.91%) 순이었다.

 

KB국민카드가 2018년 3분기 17.06%에서 2019년 3분기 17.36%로 점유율을 높이며 삼성카드와 격차를 0.14%포인트(p)로 좁힌 것에 비해, 현대카드(2018년 3분기 15.87%)는 2018년 3분기 국민카드(17.33%)와 벌어진 1.46%포인트(p)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이처럼 현대카드가 4위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익성 악화에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경기 악화로 인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올해 들어 카드론 등 대출상품 취급을 줄였다. 카드론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은 4조4298억원으로 2018년 3분기의 4조7757억원에 비해 3000억원이나 줄었다. 또한 현금서비스 역시 지난해 3분기 4조8375억원을 기록해,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00억원이 줄었다.

 

현대카드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률도 2017년 3.3%에서 2018년에는 3.0%, 지난해 상반기는 2.8%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 현대카드는 2018년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2018년 1943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20%를 줄인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에는 1908명으로 직원을 줄였다.

 

인원 감축으로 영업력이 약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은 물론 수익성도 하락한 것이다. 카드산업은 현재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와 우대수수료 구간 확대 등으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태다. 

 

카드이용실적 상위 4개 카드사 비교 그래프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카드수익은 떨어지는데 영업환경은 계속 어려워져…
 
현대카드는 지난해 인건비를 줄이고, 판관비 감축 등의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상반기 12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희망퇴직과 일회성 마케팅 비용 축소를 통한 불황형 흑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순간적인 흑자를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선 손해라는 말이다. 게다가 2019년 1월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이 시행되면서 지난해부터 카드수익 금액은 급감하고 있다.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수익은 8871억원으로 2018년 3분기의 1조3207억원보다 4336억원(32.83%)이 감소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2019년 11월 27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등급 하향 조정했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강등되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현대차의 신용등급이 낮아짐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유사 시 지원능력이 약해진 점을 반영했으며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자체적인 신용도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락은 카드론 같은 대출상품의 비중이 높은 현대카드로선 부담이다. 금리를 높이기 어려운 저금리시대에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공격적인 영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초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했다. [사진캡쳐=현대카드 홈페이지]
 

정태영 부회장, 빅데이터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룰까

 

2018년 8월, 현대카드는 삼성카드를 제치고 코스트코 결제카드로 선정됐다. 계약 기간은 10년이며 무려 18년 만의 교체다. 이때만 해도 카드업계는 현대카드가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 유치를 위해 카드 혜택을 크게 늘렸다. 또한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카드 변경 기간을 연장했으며 연간 이용액이 30만원 이상이면 다음 해의 연회비를 면제해주었다. 이외에 이마트·이베이코리아·현대차·기아차·GS칼텍스 등과 제휴를 맺었으며 이달에는 업계 최초로 대한항공과 항공사 전용 카드도 출시한다.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결제카드 독점은 연간 결제금액이 4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현대카드의 실적 고공행진을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휴 효과가 본격화될 2019년 3분기 현대카드의 영업이익은 1997억원, 누적 순이익 1518억원에 그쳤다. 2018년 3분기와 비교하면 18.7% 상승에 그친 것이다.

 

기대에 비해 결과가 미미해짐에 따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전략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그는 카드사의 미래가치가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달려 있다고 판단해, 카드 속에 감춰져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객 만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현대카드는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초 맞춤형 서비스 분석 툴인 D-Tag를 구축했다. 이 분석툴은 현대카드가 지닌 800만 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AI 예측 서비스다. 현대카드는 D-Tag를 이용해 고객의 나이와 취향, 습관 등 고객의 결제를 이끌어내는 특정적 요소를 수천 개의 데이터 포인트(Data Point)를 바탕으로 생성 분석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2018년부터 코스트코·이마트·이베이코리아·현대차·기아차·GS칼텍스 등과 제휴를 맺은 것이나, 2019년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사업을 전담하는 본부를 만들고 제휴 카드를 만든 것 역시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초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올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카드업계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내수가 극도로 침체되고 있기 때문. 2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달에 비해 45%나 급감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카드가 정 부회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통해, 다시 빅3에 진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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