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확산으로 홍보맨 언론 대면접촉 급감
상황 호전되면 홍보맨과 기자가 가장 빨리 반응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하고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일부 직종은 재택근무 원칙의 '예외'가 되기도 한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대표적 직군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진행된 행사, 외부인 접촉을 다른 방식으로 바꾸고 있지만, 일부 홍보맨들은 회사에 출근하는 필수 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들은 기존 홍보 방식인 외부 행사를 최소화하고 대면 접촉도 줄이면서 메신저와 전화통화로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에 들어간 SK텔레콤 홍보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연결에서 “두 가지 변경 사항이 있다”며 “우선, 신제품 설명회 등이 일시적으로 취소됐고 상황이 호전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 및 행사가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점을 감안해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꺽이는 시점에 설명회를 재개할 것이라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관계자 및 기자 분들과의 만남을 취소하지는 않았다”며 “이제는 재택근무까지 들어간 만큼 미팅을 최소한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보팀 필수인력은 회사로 출근해 사무실에서 바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홍보관계자는 “기업 홍보 관점에서 사람 만나는 것은 소진된 상태다”며 “다행히 메신저 및 통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서 인터뷰 혹은 미팅을 잘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화로는 부족해서 꼭 만나서 설명해야 하는 경우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긴 하다”고 말했다.
필수업무인 기자들과의 대면 접촉도 최소화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역으로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홍보 담당자들의 언론 접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홍보맨과 기자들 간의 대면접촉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해주는 바로미터가 되는 셈이다.
주요기관 및 기업 기자실 잠정 폐쇄 조치돼, 만날 홍보맨은 드물어
블라인드 어플엔 “코로나에도 우린 매일 현장” 호소
홍보맨의 파트너 격인 기업담당 기자들은 '현장없는 취재'라는 기현상에 직면해 있다. 언론의 속성상 재택근무는 꿈도 꾸지못하지만, 출근을 해도 취재원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기업 홍보담당자, 관계자, 전문가 등을 상대로 취재해야 하는데 '그들'이 재택근무 중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케이션 블라인드 어플에서 “코로나에도 우린 매일 현장”, “재택 말했다가 혼났다” 등과 같은 기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자로 추정되는 한 회원은 “현장취재 기자들도 마스크 없는데 어디서 구입하기도 없다”며 “무조건 현장 기사는 쓰라고”라고 말했다.
재택근무이지만 까다로운 보고 절차에 대한 애환을 표현한 회원도 있었다. 그는 “재택근무지만 퇴근 시 오늘 뭐 취재했고 무슨 기사썼는지 출입처 동향 등등 보고 해야해서 까다롭다”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아예 기자실 자체가 폐쇄되고 있다. 국가 기관인 국회와 국방부가 각각 지난 24일과 25일부터 2~3일 간 방역을 위해 기자실을 사상 처음으로 폐쇄했다. 현대차(2월 24일), 삼성전자(2월 27일~28일) 등 주요 기업들도 기자실 방역을 실시했다. 그 외에도 국내 IT 기업 네이버·카카오는 26일부터, 국내 이동통신사 SKT, KT, LG유플러스는 25일부터 현재까지 기자실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진정세를 가장 빨리 확인해서 업무에 반영하는 직군이 홍보맨과 기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기자실이 다시 열리고, 기업의 각종 설명회가 정상적으로 재개되는 날이 바로 공포의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