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시장 변동성 커, 국제유가 26.9% 하락
국제유가 급락으로 OPEC 감산 합의 가능성↑, 유가 하락세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과잉 공급이 우려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오는 5~6일로 예정돼 있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정례회의를 통해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감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감산 조치가 이루어지면 국제유가가의 하락세를 저지할 수 있겠지만, 국내 유가는 기존 원유 재고량으로 인해 상반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금융시장에는 ‘팬데믹(대유행)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주요 원자재 중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1일 기준,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44.61달러로 지난해 12월 31일 61.06달러에 비해 26.94%가 떨어졌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석유 수요의 둔화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67%와 20.32%가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주 원인은 공급 과잉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OPEC+(OPEC 14개 회원국과 비OPEC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는 올해 3월까지 하루 감산 규모를 기존 120만배럴에서 50만배럴을 늘린 170만배럴로 합의한 바 있다. 게다가 중국의 석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존 예상보다 원유 초과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항공운항이 통제되면서 제트유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도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급감하면서 제트유 수요가 크게 줄어 제트유 가격은 지난해 연말에 비해 약 22%나 하락했다.
▶푸틴 대통령 감산 협력하나…OPEC+ 감산 합의 기대
이에 지난 1일 라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원유 감산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오는 5~6일 개최될 예정인 OPEC 정례회의에선 추가 감산 논의가 합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초 OPEC+기술위원회는 하루 평균 60만배럴을 더 감산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러시아는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러시아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손익분기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초~중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이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러시아로서도 감산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게 러시아가 급선회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시장 급변의 충격을 완화할 재정적 수단이 있지만, 해외 파트너를 포함한 행동의 필요성을 배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OPEC은 지난해 12월 합의한 감산 규모 기한을 올 3월에서 6월로 연장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 감산 가능성도 커졌다. OPEC의 감산 방안이 가격 하락세를 일부 방어한다면, 국제유가 가격은 배럴당 40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반기 국내유가는 하락세 전망
최근 국내에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일 휘발유 가격은 전국 기준 1566원에서 3월 2일 에는 1522원으로 하락했다. 동기 기준 경유는 1394원에서 1341원으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국제유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OPEC의 회의를 통해 감산 안이 합의된다 해도, 기존 국내 원유 재고량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OPEC 회의는 유가의 반등보다는 유가가 추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유가의 하락이 국내 원유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항공기·산업용 연료 등 관련 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OPEC의 감산 규모에 맞춰 국내 수요도 조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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