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D램 가격, 한달 전보다 1.2% 하락
SK하이닉스, 사태 악화 대비해 800여명 자가격리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에도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던 반도체 업계가 PC용 D램 가격의 하락세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보고서에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공급 차질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메모리반도체는 한국, 미국, 일본 기업이 주요 사업자이다"며 "중국에는 삼성전자 시안팹, SK하이닉스 우시팹, 인텔 대련팹이 위치해 소재 재고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과 달리 반도체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기준) 1개당 현물 가격은 이날 3.3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일(3.48달러)부터 하락세가 시작돼 한달 전(3.35달러)보다 1.2%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은 반도체 생산시설(Fab)이 비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춘절 연휴 이후 근로자 복귀가 원활하지 않은 탓에 종전 3교대 시스템을 2교대로 바꿔 최소 인원으로 운영 중이다.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체 D램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PC용 D램의 가격 하락이 모바일·서버용 D램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 정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춘제 연휴를 마치고 사업장에 복귀한 근로자는 대략 70% 정도"라며 "특히 노동 집약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후공정과 스마트폰 부품 산업의 경우 복귀한 근로자가 평균 40% 미만으로 집계되며, 이로 인해 일부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D램 가격 하락이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욜디벨롭먼트는 올해 D램 시장을 전년 대비 17%가량 성장한 870억달러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올해 출하량 기준 D램 시장 성장률을 각각 10% 중반, 20% 초반으로 예상했었다.
전 세계 D램의 80% 가량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코로나19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의심자뿐 아니라 접촉한 교육생, 임직원 모두 800여명을 자가격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20일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노선이 겹치는 것으로 추정되면 무조건 격리 대상에 포함해 500여명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