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들 ‘긴급 재택근무’로 우한 폐렴 대응, 정부지원책은?
대기업들 ‘긴급 재택근무’로 우한 폐렴 대응
중국 내 사업체 둔 대기업들, 우한 폐렴에 자율 대응
정부, '우한 지역 입국자' 전수조사 하지만 맞춤형 대책 없어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사업체를 둔 대기업들이 28일 일제히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중국 내 기업들은 주재원 철수, 중국 출장 금지, 재택 근무 등 여러 대책을 통해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기업의 긴급 대응은 자율적인 조치로서 보여져 정부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이날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3∼26일 질병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으로부터의 입국자 3천여명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우한 이외 지역의 중국을 오가는 대기업 주재원과 그 가족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의료적 지원책 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 재택근무에 이어 교통수단 활용법까지 지시
현대차그룹은 중국 주재원들을 2월3일부터 7일까지 재택 근무로 전환한다.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한국에 이미 귀국한 주재원은 한국에 잔류하면서 재택근무를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중국 외 3국에 체류 중인 주재원은 중국으로 돌아가 재택근무를 한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중국 주재원 가족들 또한 29일까지 모두 한국으로 철수 지시를 내렸다. 상세 지시로는 이들은 상시 마스크 착용, 비행기 창가쪽 좌석 착석, 국내 이동시 택시 등 대중 노출이 적은 교통수단 활용 등이 있다. 더불어 한국 도착 후에도 1주일간 친지, 지인, 사업장 등의 방문을 삼가하도록 한다. 물론 별도 지침이 있기 전까지는 중국 재입국을 권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는 우한 폐렴의 확산 추이를 토대로 재택근무 기간 연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태가 악화되면 주재원 긴급 철수도 고려한다.
삼성전자, 증상 의심자는 1주일 간 재택 대기로 격리
삼성전자는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베이성 혹은 중국 타지역 방문자 가운데 유증상자는 1주일 간 재택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현지에서는 삼성전자 임직원들로 구성된 TF를 꾸려 현지 임직원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출장 제한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시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해 현재로서는 운영 중단 등의 조치 없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쑤저우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은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심각한 사태에 이르기 전까지는 중단 없이 가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SDI도 우한 폐렴 대응 TF를 구성해 임직원들에게 지침을 내린다. 삼성SDI는 중국 출장, 여행, 방문 등을 자제하도록 공지했으며 현지 사업장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및 체온 모니터링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시안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물산도 현장에서 체온계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SK그룹, TF 꾸려서 단계적 대응
SK그룹은 최근에 중국을 방문한 임직원에게 귀국 시점부터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를 조치한다. 연휴기간 중 발열이나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 전 병원 검진을 받은 후 출근하게 했다.
우한 공장을 운영 중인 대표적 사례인 SK종합화학은 설 연휴 전 현지 주재원 10명 전원을 귀국시키고 우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내 다른 지역 출장도 자제하고, 출장 필요시 시급성을 감안해 임원 승인 후 진행하도록 했다. 우한 공장은 정상 가동하되 출근 인원을 최소화하는 비상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SK하이닉스도 14일 이내 중국을 방문하고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임직원에게 출근 제한 조치 중이다. 또한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위험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다중이용시설의 전염 확산 방지에 역점
한화그룹도 재택근무를 하며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우한폐렴 발생국가 출장자는 복귀 후 진단 확정때까지 재택근무 및 질병관리본부 신고를 하도록 했다. 한화 계열사 임직원들은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국가 출장자의 경우 사전 및 사후 신고 절차를 수립했다"며 "근무 중 의심 증상을 보이면 즉시 환경안전부서에 보고하고 집에서 근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국내 호텔과 콘도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마스크, 체온계, 손 세정제를 비치하기로 했다. 또 객실 내 터치패드와 전화기 등의 전체 소독도 진행했다.
포스코·LG, 주재원 및 출장자 철수 조치
포스코는 우한 공장에 있는 주재원 4명에게 철수 조치를 계획 중이다. 포스코 우한 공장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하면서 공장가동 중단도 연장된다. 또한 전날 주재원들에게 가족들을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귀국 시키라는 방침을 내렸다. 비용은 회사 측이 지원한다.
LG전자도 기존 출장자들은 조속히 귀국시킨다. 주재원 가족이 희망할 경우 항공비를 지원하고 한국 귀국을 돕기로 했다. 더불어 28일부터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한다. 이달 중순부터 우한 지역 출장을 제한했던 조치에서 중국 전체 금지로 확대한 것이다. LG화학, LG CNS, LG상사도 중국 출장 전면 금지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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