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던진 착시효과…증권사 대규모 구조조정설
국내 증권사 상당수, 비대면 허용 이후에도 지점수 안 줄여
미래에셋대우만 지점수 대폭 감축…인수 합병의 산물
부작용 많은 인력 감축 대신 신규 채용 줄이는 전략 선택해
[뉴스투데이=곽유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개설 허용 이후에도 오프라인 업무를 담당하는 지점수를 아직 감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권에 비대면화 바람이 불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지점을 폐쇄하고 이에 따른 대대적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현실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9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기존 인력을 줄이지 않는 대신 당분간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대면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또 과거에 비해 근속 연한이 상당히 길어진 점도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에 대한 구조 조정을 단행할 경우 노사 분규 등 부작용이 예상되거나 막대한 명예퇴직금 등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증권사들이 비대면 영업 채널을 확대할수록 신규 채용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증권사 국내 법인 45곳의 국내 지점수는 928곳으로 1년 전(1001곳)보다 73곳 감소했다. 그러나 감소폭의 대부분은 미래에셋대우가 차지한다. 이 회사의 지점 수는 97곳으로 지난해보다 63곳이나 줄었다.
다른 증권사들은 지점 수가 소폭 줄어든 곳도 있으나 늘어나거나 유지된 경우도 적지 않다. 예컨대 KB증권은 지난 1년 동안 8곳이 감소한 데 비해 NH투자증권은 3곳이 증가했다.
큰 감소폭을 보인 미래에셋대우의 경우에도 비대면 거래 활성화가 그 원인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바일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한 대응책으로 순차적인 자산 관리(WM) 점포 대형화를 진행 중”이라면서 “또한 이미 빅데이터팀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부문을 확대시켜 놨으며 그 과정 속에서 인원이 감축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법인인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출범 당시부터 비대면 채널 강화 정책을 펼쳐 순차적인 지점 통폐합·대형화 작업에 착수했다.
미래에셋대우의 2018년 12월 현재 직원 수는 4557명으로, 합병 당시 수준(4812명·2016년 12월)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전인 2015년 12월 미래에셋증권의 직원 수는 1759명, 대우증권은 2989명이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비대면 계좌 계설이 허용된 이후 증권사들의 고객 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지점이나 인력을 줄이는 등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10대 증권사 채용 규모 이미 40% 감축…취준생들 비상
이처럼 기존 인력 감축의 폭은 작지만 채용 규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상위 10대 증권사의 채용 규모는 약 300명 정도로 지난해(500여 명)보다 약 40% 감소했다.
이처럼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의 서비스 방식이 공급자 중심에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향후 수년 동안 증권사들의 신입 사원 채용 규모는 비대면화 속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하면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사 취업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들로서는 각별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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