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OCIO 시장...불붙은 금투업계 선점 경쟁
서울대 발전기금 OCIO 선정에 금투업계 경쟁 치열
퇴직연금 기금화 시 최대 1000조 규모 거대시장
[뉴스투데이=김진솔 기자] 서울대 발전기금이 2000억원 규모의 위탁운용기관(OCIO) 선정에 나서자 금융투자업계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OCIO는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여유자금을 전문 운용사가 맡아 투자하는 사업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입찰을 마친 서울대 발전기금 OCIO 선정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는 물론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증권사까지 나섰다.
이번에 선정되는 기관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6년간 0.06%의 수수료로 기금을 운용한다.
통상적인 OCIO 수수료 0.15%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금융투자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공익법인 최초의 자금'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OCIO 시장은 주택도시기금 40조원, 고용·산재보험기금 28조원, 연기금투자풀 20조원 등 100조원 수준이다.
거기다 국회에 발의된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면 OCIO 시장은 10배인 100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퇴직연금을 외부 위탁전문기관에 맡기는 제도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운용지시가 없어도 사전에 설정해놓은 가입자의 투자성향에 맞춰 금융투자회사가 투자하는 제도를 뜻한다.
두 제도 모두 퇴직연금을 기금화하는 방안인 만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처럼 거대한 규모의 운용자금이 풀리는 셈이다.
이에 금융투자회사들은 OCI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주택도시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의 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은 꾸준한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컨설팅업체인 윌셔 어소시에이트와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치열한 경쟁은 증권업계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올해 초 OCIO 전략팀을 신설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헤지펀드 분야 강자 중 하나인 엔트러스트글로벌과 포괄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OCIO솔루션센터를 신설하고 위탁운용 전문가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7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 초 OCIO 사업팀을 만들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운용조직을 개편해 대응할 계획이다.
송인근 한투증권 연금운용부 이사는 "기존 퇴직연금 운용 서비스에서 강점을 보이고 정부기금을 운용하는 OCIO 역량도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며 "이런 강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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