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환매 연기 펀드 판매사, 수차례 구체적인 자료 공개 요구
라임운용, 한 달 만에 회계 실사 수용...모펀드 하나는 빠져
[뉴스투데이=김진솔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1조5587억원 규모의 상환·환매 연기 펀드에 대한 회계 실사를 진행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판매사들이 요청한 펀드 재산 실사를 결국 수용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4일 외부 회계법인에 약 한달의 기한으로 회계 실사를 맡겼다. 외부 회계법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사 대상은 사모투자형 펀드인 '플루토 FI D-1호', 메자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펀드인 '테티스 2호'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라임운용의 상환·환매 연기 펀드는 모펀드 세 개와 최대 157개 자(子)펀드로 추정됐다.
이번 실사 대상에서 빠진 모펀드는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 1호'다.
앞서 라임운용은 2436억원 규모의 해당 펀드를 글로벌 무역금융사인 A사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임운용은 이번 실사를 통해 두 모펀드에 실제 투자 대상이 있었는지 등 실재성과 현황을 파악하고 유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라임운용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판매사와 협력할 것"이라며 '실사 결과는 판매사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판매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애초 환매 중단 시부터 소통이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라임운용은 사태가 발생한 직후 한 판매사에게 올해 말까지 최대 25%까지 상환하고 내년에 80%까지 상환하겠다고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0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내년까지 70% 상환이 목표라며 불과 며칠 만에 상환 규모를 축소했다.
판매사에 따라 정보 공유에 차별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실사대상에서 빠진 '플루토 TF 1호' 환매 중단을 결정할 때에도 특정 판매사에만 이를 미리 공유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라임운용에서 펀드 환매, 만기 청산 등에 대한 일정이나 계획이 매번 다르게 통보되고 있다"며 "판매사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라임운용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번 회계 실사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지난달 10일 상환·환매 중단 펀드를 1448명에게 판매한 우리은행은 라임운용에 공동 실사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라임운용은 그동안 실사를 거부하며 미뤘고 판매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마지못해 나온 결론으로 보인다.
한편 라임운용의 상환·환매 중단이 확정된 펀드 판매사는 은행 7곳(우리·하나·부산·경남·농협·산업·신한), 증권사 11곳(대신증권·신한금투·신영증권·메리츠증권·KB증권·삼성증권·한투증권·NH증권·미래에셋대우·유안타증권·한화투자증권)이다.
가입 금액으로 보면 우리은행(3259억원), 신한금투(1249억원), 하나은행(959억원), 대신증권(692억원), 메리츠증권(669억원), 신영증권(646억원), 부산은행(427억원), 삼성증권(31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