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11월 ‘네이버 파이낸셜’로 분할…5000억 투자 확보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네이버페이가 ‘보조바퀴’를 떼고 경쟁사인 토스와 카카오페이에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섰다. 금융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이용자 숫자와 기존 커머스 사업기반을 앞세워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간편결제 분야 사내회사(CIC) ‘네이버페이’가 오는 11월 1일부로 지분 100%를 가지는 자회사로 분사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네이버는 오는 9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신생 '네이버 파이낸셜 주식회사'는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부문을 가져가며 이 부분의 기존 사업인 ▲전자지급 결제대행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 ▲결제대금예치 등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통합 및 관리 ▲통신판매 등 부수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향후 네이버 파이낸셜은 투자운용사 미래에셋대우 그룹을 전략적 파트너로 지정하고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의 정확한 투자 규모는 네이버페이에 대한 가치 평가가 마무리된 후 확정될 예정이다.
토스·카카오페이에 선전포고…"변별력 앞세워 IPO 할 것"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페이는 월 결제 사용자 1000만 명, 온라인 가맹점이 30만 곳, 오프라인 가맹점이 10만 곳에 이르며 핀테크 플랫폼 중 결제 액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 쇼핑’과의 시너지 덕분에 쌓아 올린 커머스 기반은 신생 네이버 파이낸셜이 후발주자로서 경쟁사 ‘선배’들인 토스와 카카오페이와 변별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는 이유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네이버페이 결제 건수가 지난해 대비 40%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페이의 특화점과 관련해 “쇼핑 판매자의 다양한 자금 지원과 같은 면에서 여러 ‘페이’ 사업자들과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네이버의 핀테크 서비스는 타사와 달리 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금융 연계를 지향한다”라며 “금융서비스를 통해 판매자 지원과 이용자 이익이 합계돼 선순환 구조를 가지면서도 생활금융서비스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획”한다고 이미 공시된 바와 같이 밝혔다.
네이버페이를 사내에 두지 않고 물적분할을 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네이버는 본 궤도에 오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외부 투자를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CIC라는 제도를 만든 이유 자체가 창업가형 리더를 길러내고 그들이 각 사업단위를 독자적으로 잘 성장시켜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특정한 성장 단계가 되고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단계에 이른다면 독립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고 밝혔다.
최인혁 COO도 차별화된 특성이 투자를 불러올 것이라 언급하면서 “네이버 안에 여러 CIC 중에서 자회사가 돼서 나간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새롭게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을 잘 한다면 적정 시점에 IP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네이버페이에 대한 성장 기대감과 관련 "(물적분할은) 네이버의 기업 가치를 더욱 확대시켜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네이버페이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가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분할된 법인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금융 라이선스 획득에 용이할 것"이라며 "당장 은행업은 하지 않지만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 COO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 업계로의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네이버 파이낸셜의 가장 근본적인 경쟁력은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파이낸셜”이라며 “저희 관심은 은행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기반의 금융서비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