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구자열 LS그룹 회장 ⑤CEO의 책과 종합평가: 인문 계간지 ‘보보담’ 편집주간의 반전매력
공격형 경영 리더이자 산악자전거를 사랑하는 스포츠광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의 총수로 정평이 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연과 인문학을 사랑하는 면모가 돋보인다. 산악자전거(MTB)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그래서 구자열 회장은 재계의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워낙 맡은 일도 많다. 대한자전거연맹 회장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위원회 위원장, 한국발명진흥회장,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정책 심의기구인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등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경영인으로서 구 회장은 저돌적인 추진력과 돌파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LS전선 회장 시절에는 여러 건의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회사 경쟁력을 키웠단 평가를 받는다. 현장 경영을 강조해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 법인과 사업장을 누비기도 했다.
2013년 LS그룹 회장 취임 후에는 글로벌 시장 침체에 맞서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펼쳤다. 계열사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장기간 수익을 내지 못한 사업 분야는 곧바로 처분했다. 비주력 계열사 10여 곳 이상이 그의 손에 매각됐다.
최근 들어 재계는 LS그룹이 꾸준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신기술 연구개발(R&D)과 디지털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다. 구 회장이 특유의 도전 정신으로 어떤 신성장동력을 발굴할지 기대가 큰 모습이다. 구조조정으로 중단됐던 그룹 M&A가 본격화할지도 관심사다.
■ 인문 계간지 ‘보보담’ 편집주간이자 자연과 문화를 탐독
이처럼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공격형 경영 리더인 구 회장에겐 의외의 모습도 있다. 그는 올해로 8년째 LS네트웍스의 계간지인 ‘보보담’(步步譚) 출간을 책임지는 편집주간이다. 연 4회 정기 발행을 위해 기획 회의는 물론 매번 편집 노트도 직접 작성한다.
보보담은 ‘함께 걸으며 나누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사보가 아닌,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인문 잡지다. 국내외 아름다운 자연을 집중 조명하기도 한다. 구 회장을 비롯한 집필가와 사진작가들이 짧게는 몇 주, 길면 몇 달씩 심층 취재하는 결과물이다.
구 회장은 대학 시절 즐겨 보던 인문 월간지 ‘뿌리 깊은 나무’가 폐간되자 직접 보보담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획된 잡지인 만큼 구독신청을 받아 무료로 배포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웹진 발행 건의도 있었지만,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서는 종이 잡지가 있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이런 노력으로 보보담은 지난해 아스트리드 어워드 예술·문화 잡지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드는 미국 미디어 기업인 머콤이 주관하는 기업 홍보 제작물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평가하는 국제 공모전이다. 상을 받은 가을편 26호는 평창의 문학과 아름다운 자연, 오대산의 불교 문화를 다루며 호평받았다.
보보담의 책 표지 소개말은 구 회장의 신념을 전해준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과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결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과거로부터 현재를 가져오고, 현재로부터 미래를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보보담은 미래를 꿈꾸기보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그것이야말로 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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