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31일 세종시 한 금융기관 모습.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 모든 대출을 옥죄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 연합뉴스

 
DSR 적용 앞둔 10월 신용대출 2조 원 증가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이 한 달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했다.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따른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강화가 지난달 시작되면서, 그 전에 서둘러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시장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0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1조22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과 비교해 한 달 사이 무려 2조1172억 원이 증가하며 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개인신용대출 규모가 전월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올해 증가액이 가장 큰 시기였던 5월에도 그 규모는 1조2969억 원으로 2조 원에 못 미쳤었다. 최근 전월 대비 증가액도 8월 7781억 원, 9월 3104억 원으로 감소 추세였다.
 
 
신용대출, 지난달 31일부터 DSR 규제 대상에 포함
 
이번 10월 신용대출이 갑자기 증가한 것은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DSR 관리지표 도입방안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9·13 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신용대출 수요는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DSR 관리지표화로 신용대출까지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단 신용대출을 받고 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31일부터 DSR 규제 대상에 포함돼, 기존 대출이 많은 차주는 고DSR로 분류되어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추석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연휴가 있는 달에는 상여금이나 성과급이 대규모로 풀려 통상 신용대출이 많이 상환되기 때문. 실제로 올 추석 연휴가 있던 9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전월 증가액(7781억 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3104억 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는 이어질 전망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런 신용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10월에 4조9699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한 달 사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도 근래 보기 드문 일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2조126억 원 늘었다. 증가액은 8월 2조8770억 원, 9월 2조6277억 원에서 둔화하는 추세다. 이중 집단대출 증가세도 완화됐다. 집단대출의 10월 증가액은 7814억 원으로 전월 증가액 1조5327억 원의 절반가량이었다.
 
향후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DSR 대출을 전체 가계대출의 15% 이내로 관리하도록 금융당국이 주문해 시중은행들은 고DSR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