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앞두고 분주한 흥국·KDB 등 중소형 생보사
IFRS17 도입 앞서 자본 확충 부담↑
인력·지점 줄여 사업비 졸라매기…저축성 상품에서 보장성 보험 위주 영업으로
증가하는 실손보험 손해율, 부담 더해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IFRS17 도입을 2년여 앞두고 보험사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IFRS17 도입에 앞서 특히 생명보험사, 그중에서도 중소형사들이 분주한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생보사들은 보험금 적립금 부담으로 자본 확충이 시급해지면서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쌓아야 할 적립금 규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소형 생보사들의 비용 축소 방안은 크게 2가지다. 임직원 감원, 영업지점 축소를 통한 사업비 절감과 보장성 보험 중심 영업이다.
지난 1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흥국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농협생명, 신한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다수의 중소형 생보사가 사업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푸본현대생명이었다, 올해 상반기 사업비는 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이어 KDB생명은 96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7% 줄어들었고, 처브라이프생명(12.4%), 흥국생명(11.2%) 등도 감소했다.
사업비에는 설계사 몫의 수당과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직원급여, 수금비용 등을 포함되는데 이에 따라 생보사는 인원과 점포를 줄이는 추세이다.
푸본현대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등은 지난해 희망퇴직이나 점포 통폐합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등도 희망퇴직에 나서며 임직원 규모는 감소세를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보사 소속 임직원은 6월 말 기준 2만 6500명으로 전년 6월 2만 7018명 대비 508명 줄었다. 2015년 말 2만 8304명, 2016년 말 2만 7903명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전속설계사 인원도 줄어들고 있다. 푸본현대생명 전속설계사는 지난해 6월 2244명에서 올해 6월 747명으로 1년만에 절반 이상이 빠져나갔다. KDB생명은 지난해 6월 3414명에서 2178명으로, 흥국은 2308명에서 1824명 등으로 줄었다.
전속설계사가 감소하는 데에는 온라인 채널 강화,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로의 이동 등의 이유도 있지만 IFRS17 시행에 따른 보험사의 어려움도 한몫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점포 수 역시 감소세를 보인다. KDB생명은 지난해 6월 개인 법인을 포함해 611개의 대리점이 있었으나 올해 6월 기준 597개로 줄어들었고 흥국생명은 231개에서 209개로 감소했다.
상품 영업은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 위주로 바뀌었다.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드러난다. 흥국생명과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은 중소형사들은 모두 10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9월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화, 삼성, 교보 등 대형사들은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저축성보험이 IFRS17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책임부담금이 큰 상품이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이 지출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과거 저축성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판매한 저축성 상품들이 보험금 적립 부담을 낳은 셈이다.
한편, 생보사들은 실손보험 손해율을 개선해야 하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생보사 실손보험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116.6%로 지난해보다 6.4%포인트(p) 올라 악화됐다. 손해보험사 손해율이 지난해 상반기 127.3%에서 124.0%로 3.3%p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사는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어서게 되면 적자를 보게 되는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시급한 업체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손해율 역시 부담을 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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