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180910110665

“금리 깎아드립니다” 경기불황, 취업난에 보이스피싱 기승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지우
입력 : 2018.09.10 15:17 ㅣ 수정 : 2018.09.10 15:17

▲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80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3.7%(76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1802억, 전년比 74% 증가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각종 범죄로 연결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취업을 조장하거나 그로 인한 금전 피해도 커지면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80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3.7%(76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2만1006명으로 같은 기간 56.4%(7573명) 늘었다. 즉 매일 116명이 10억원(1인 평균 860만원) 전화금융사기를 당하는 셈이다.
 
대포통장(보이스피싱에 이용되어 지급정지된 계좌)은 2만6851건으로 27.8%(5839건)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대출빙자형이 1274억원(70.7%)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부기관 사칭형이 528억원(29.3%)이었다.
 
대출빙자형은 고금리 대출자에게 전화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고 접근하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관심을 보이면 기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야 신용도가 올라가서 저금리대출이 가능해진다며 자신들의 계좌로 입금하게 한다. 주로 피해자들은 평균 20%에 달하는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었던 터라 6~7% 이자율이라는 조건에 쉽게 속아 넘어간다.
 
대출빙자형 피해자는 40∼50대 남성이 494억원(39.3%)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 여성이 351억원(27.9%)이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자신이 검찰 수사관인데 피해자 명의가 사기 사건에 도용됐다고 속이며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이메일로 가짜 사건 공문과 가짜 신분증 사본을 보내 악성 앱을 깔게 한다. 이어 금감원 1332로 전화해 피해 금액을 확인하라고 하는데, 이를 따르면 악성 앱을 통해 금감원을 사칭한 다른 사기범에게 연결된다.
 
이렇게 해서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사기 사건과 관련 있는지 계좌 조사가 필요하다며 돈을 입금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부기관 사칭형 피해자 중엔 20∼30대 여성 비중이 34.0%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 고령층도 31.6%였다.
 
고금리 대출자, 저금리 보이스피싱에 속아
 
취업난 청년층, ‘고수익 알바’ 함정에 빠져

 
보이스피싱 사고가 늘면서 일각에선 경기불황과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기불황 속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금리로 내몰리고 이를 피하기 위해 저금리를 제시하는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또 취업난에 젊은 청년들은 ‘고수익 알바’에 넘어가 보이스피싱 일당에 합류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렴한 이자로 피해자들을 속여 수억 원대 돈을 받아낸 보이스피싱 일당이 대거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이중 한국 내 총책임자인 송 모 씨는 23살로 확인됐다.
 
특히 송 씨는 인터넷 ‘고수익 알바’ 글을 보고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법 알바 경계령이 내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일당은 지난 5월11일부터 16일까지 피해자 30명이 보낸 3억700만원을 피해자인 카드 양도자들에게 받은 체크카드로 입금받아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보낸 혐의를 받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정보를 가지고 저금리로 바꿔주겠다며 접근하는 데 속는 경우가 많다”며 “검찰, 경찰, 금감원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고 하거나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을 해준다면서 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으면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상대방 소속기관, 직위 및 이름을 확인한 후 일단 전화를 끊는 것이 최선이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기관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전화해 사실관계와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속아 피해를 봤다면 바로 경찰이나 해당 금융회사 등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관련 문의나 상담사항이 있으면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