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부동산 잡겠다는 문 대통령과 오른다는 한국은행의 엇박자

권하영 입력 : 2017.07.28 12:33 ㅣ 수정 : 2017.07.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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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9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달 21일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 마련된 한강메트로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들이 '내집마련 신청' 접수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권하영기자)
 
6.19 대책에도 아파트 등 부동산값 뜀박질
 
문 대통령 “부동산 잡아주면 피자 쏘겠다”
 
#1.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첫 간담회에서 피자가 화제에 올랐다. 평소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최고경영자(CEO)’ 알려진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대화를 나누다가 문 대통령이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겸 경제부총리를 향해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우리도 한판 쏘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문 대통령의 이날 ‘피자 한판’ 발언은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실상은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부동산 값 안정을 위해 지난달 19일 첫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6.19 대책은 신규 분양시장 및 재건축 등 투기 성격을 띈 시장에 대한 대책이었지만 약효는 한달 만에 끝나버렸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 집값은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뜀박질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19대책이 새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서 급조된 성격이 강해보완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은 여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4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4%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 조사(0.17%)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6•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부동산대책에 겁먹었던 집주인들이 오히려 집값이 뛰자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의 아파트값이 0.38%로 지난주(0.25%)보다 크게 올랐고 강동구(0.37%)와 송파구(0.35%)도 강세를 보였다.경기도는 과천시가 0.17% 오르는 등 0.11% 상승했고, 분당신도시의 아파트값 역시 지난주 0.34%에서 이번 주에는 0.58% 오르는 등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에선 “한국은행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가 부동산값 상승 부채질” 지적
 
#2. 한국은행은 26일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일본 주택시장보다 아파트 비중이 높고, 공급과잉도 많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다만 주택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지방, 노후주택 위주로 빈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이 보고서가 부동산값 상승에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일본처럼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금의 집값이 버블이 아니고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시장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문재인 시대의 부동산 시장은 집값 안정에 실패한 노무현정부 2기가 될 것”이라는 괴담마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관계자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피자를 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부동산값 안정을 절실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제2의 부동산 대책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국토교통부가 오는 8월말 발표할 부동산 종합대책에서 전보다 강화된 대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폐지된 분양가 심사제 등의 도입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밝힌 대로 과연 피자 한판을 쏠 수 있을지는 8월말 부동산 종합대책이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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